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5일 충남 천안의 한 도로에 정차해 있던 유세용 버스(40인승) 안에서 숨진 선거운동원과 운전사 빈소를 차례로 방문해 유족들을 조문했다.
안 후보는 전날 밤 11시부터 새벽 2시45분까지 사망자 2명의 빈소가 차려진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대구·경북 유세에 나섰다가 당원 등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천안으로 이동했다.
안 후보는 이날 새벽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일단 선거운동을 오늘 전면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15일 오후 8시30분쯤 국민의당 논산 계룡 금산지역 선대위원장이 안치된 단국대병원 영안실에 먼저 도착해 2시간여 동안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조문을 마친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영안실을 걸어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어 안 후보는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인 순천향대 천안병원 영안실로 이동해 숨진 운전사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유족이 김해에서 올라오기를 기다린 뒤 밤 12시쯤 뒤늦게 올라온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사망자 빈소에서는 수행원과 천안 지역 일부 당원이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20분쯤 천안 신부동 천안터미널 인근 도로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의 유세 버스에서 50대 버스 기사 A씨와 논산 계룡 금산 지역 선대위원장인 60대 B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19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심정지 상태였다. 이들은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A씨 등이 차량 내 자가발전 장치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전망이다.
같은 날 안 후보의 강원 지역 유세차량 안에서도 차량 운전기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원주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5일 밤 서울 여의도 당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당은 45인승 버스에 로고송과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LED 전광판을 장착한 유세 버스를 사용 중”이라며 “업체에 따르면 버스에서 발전기를 통해 LED를 틀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운행해야 한다고 (안전수칙을) 공지했는데, 사고 차량은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선대위원장으로서 사고를 당하신 분들께 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대위와 후보를 포함한 모든 선거 운동원의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