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가 기자회견 ‘패스’…계속된 베이징 發 발리예바 논란

입력 2022-02-16 00:12 수정 2022-02-21 01:22
2022 베이징 동계올림핑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 직후인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 기자회견실에 마련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소속 카밀라 발리예바의 자리가 빈 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대회에 앞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올림픽 참가가 허용돼 논란이 된 카밀라 발리예바(15)가 경기 뒤 참석해야 할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발군의 연기로 1위를 차지했지만 한동안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 1·2위를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 직후 통상 1~3위 선수를 참석시켜 진행하는 기자회견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자리는 3위를 차지한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2)만 먼저 참석한 채 시작했다. 2위 안나 셰르바코바(17)는 뒤늦게 자리했다.

발리예바는 이날 5조에서 한국의 유영 바로 직전 순서로 연기했다. 처음 시도한 트리플악셀 착지에서 크게 비틀거리며 기술에 실패했지만 이어진 연기 대부분을 깔끔하게 성공하며 연기를 마쳤다. 연기를 마친 뒤 울컥한 듯 눈물을 쏟으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관중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가 나왔다. 그는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셰르바코바도 80.2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기자회견 예정시각인 현지시간 오후 10시55분을 10분 이상 넘겨서도 두 선수는 서우두체육관 회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회 관계자는 회견 시작에 앞서 “ROC가 기자회견에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기자회견 참석은 권고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견은 두 선수 없이 시작했다.

사카모토는 이날 회견에서 발리예바 관련 질문에 잠시 망설인 뒤 “도핑에 관해선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안다. 난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 자세한 사항을 모른다”고 했다. 그는 거듭된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 내 스스로 의견을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나는 대회에 집중하려 한다.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중요한 건 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뒤늦게 참석한 셰르바코바도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