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키즈’ 유영(17)과 김예림(19)이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은 6위에, 김예림은 목표를 초과달성해 9위에 안착했다.
유영과 김예림은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각각 70.34점, 67.78점을 얻어 6위와 9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이번 대회에 한해 25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17일 열린다.
5조 첫 순서로 나선 유영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네오클래식 ‘윌링 윈즈(Whirling Winds)’에 맞춰 연기했다. 첫 점프인 트리플악셀 등 이어진 연기를 큰 실수없이 수행했다. 트리플악셀에서 기대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게 흠이라면 흠이였다. 연기를 마친 그는 코치와 껴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4조 첫 순서로 나선 김예림(19)은 목표였던 10위를 넘은 9위를 달성했다. 고전 클래식 곡인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Liebestraum)에 맞춰 연기했다. 비취색 드레스를 입은 그는 첫 기술인 3회전 러츠와 3회전 토룹 연속 점프에 이어 2회전 악셀 등으로 이어진 초반 연기 뒤 남은 동작도 큰 실수없이 마무리했다. 연기를 끝낸 직후 아쉽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금지 약물 양성 반응 문제로 논란이 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15)는 유영의 바로 직전 순서에서 연기했다. 처음 시도한 트리플악셀 착지에서 크게 비틀거리며 기술에 실패했지만 이어진 연기 대부분을 깔끔하게 성공하며 연기를 마쳤다. 발리예바는 연기를 마친 뒤 울컥한 듯 눈물을 쏟으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중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가 나왔다. 그는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유영과 같은 조이자 우승후보 중 하나인 미국의 캐런 첸(22)은 64.11점을 받아 13위에 그쳤다. 그는 연기를 마친 뒤 발표를 기다리는 ‘키스 앤 크라이’(Kiss & Cry) 지역으로 들어오며 고개를 수차례 크게 가로젓는 등 자신의 연기에 만족 못한 눈치였다.
과거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임은수(18)의 종아리를 스케이트 날로 찍어 부상을 입힌 미국의 머라이어 벨(25)도 출전했다. 이루마의 ‘리버 플로우’(River flows)에 맞춰 연기한 그는 첫 연속 점프에서 얼음에 날이 걸려 넘어지는 등 실수가 잦은 연기로 65.38점에 그쳤다.
일본의 기대주 카와베 마나(17)는 트리플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져 62.69점을 받았다. 김예림의 다음 순서로 나선 히구치 와카바(21)는 73.51점을 챙겼다. 또다른 일본 대표 사카모토 가오리(21)은 79.84점으로 3위에 올랐다. ROC 소속으로 또다른 우승후보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7)는 점프 착지에서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고난이도 구성으로 74.60점을 받았다. 2위는 안나 셰르바코바(17)가 차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으로 귀화해 출전한 주이(19)는 2조에서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곡 ‘페인트 인 블랙’(Paint it Black)을 편곡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연기했다. 점수는 53.44점으로 높지 않았지만 관중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