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 속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15일 전 거래일보다 27.94포인트(1.03%) 내린 2676.54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662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42억원, 664억원씩 순매수하며 하방압력을 지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홀로 매수세를 유지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도에 지수 상승 견인은 역부족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연준의 긴축 불안감이 계속 반영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1. SK아이이테크놀로지 [361610]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이후 최저가까지 하락했다. SKIET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6.84%(8000원) 떨어진 10만9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해 5월 11일 상장한 이후 종가 기준 가장 낮은 가격이다. 장중 10만75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최저가도 새로 썼다.
지난해 7월 26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24만9000원과 비교하면 약 7개월 만에 66.22%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이 이날 각각 207억원, 162억원씩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SKIET가 1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공모가 10만5000원에도 근접했다.
이 같은 SKIET의 약세는 2차전지 전반에 불거진 투자심리 냉각과 부진한 실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2. 이즈미디어 [181340]
이즈미디어가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4%대 오름세를 보이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전환했다. 이즈미디어는 이날 500원(3.66%) 떨어진 1만3150원을 기록했다. 카메라 검사장비 전문업체인 회사는 전날 장 마감 후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3월 2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4월 1일이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보통주 682만3099주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주가에 호재로 인식된다. 투자자들은 무상증자를 회사 내부에 잉여금이 많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신호로 인식하기도 한다. 반면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않음에도 무상증자를 발표하는 예외의 경우도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 유동성이 증가하고,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에는 신주가 배정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도 늘어나는 특징도 있다. 주식 숫자만 늘고 주주 숫자는 그대로라는 얘기다. 신주를 발행하는 재원인 이익잉여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이 자본금으로 묶여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효과도 있다.
주가는 발행 비율에 따라서 조정된다. 예컨대 이즈미디어의 경우 1대 1로 무상증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10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새로운 10주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주식 가치가 2배로 뛰는 것은 아니다. 이날 종가 기준 1만3150원짜리 10주가 절반인 6575원짜리 20주로 바뀌는 것이다.
3. KCC [002380]
KCC가 부진한 실적 여파에 급락세를 보였다. KCC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1.04%(7만9000원) 떨어진 29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실적마저 부진하며 주가 민감도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KCC는 전날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조5097억원, 영업이익이 68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6%, 26.8%씩 증가했지만 증권가 전망치와 비교하면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신영증권은 이날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에서 KCC에 대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추정치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추정치 156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1385억원)보다 51%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는 메탈실리콘 등 원재료 가격 상승, 거래선 다변화에 따른 물류비 증가, 도료 부문 스프레드(판매 가격과 원가차이), 모멘티브 정기보수 등 점검 비용 증가 등이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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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