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기 초긴장’ 예측불가 女컬링, ‘팀 킴’ 본선행 3경기 달렸다

입력 2022-02-15 17:52 수정 2022-02-15 17:55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이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6차전 경기를 하고 있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한국에 승리한 중국을 일본이 이기고, 그 일본을 다시 한국이 잡아냈다. 세계최강 스웨덴은 상대적으로 약체인 중국과 영국에 발목이 잡혔고, 5연승을 달리던 스위스는 스웨덴에 첫 패배를 당하며 연승이 막혔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내리 6연패를 당하며 세계랭킹 4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최하위 늪에 빠졌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 예선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절대강자’ 없는 예측 불가의 경기들이 잇따르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세계컬링연맹 웹사이트 캡처

컬링 여자 단체전은 10개국이 참가해 모든 팀이 한 번씩 맞붙은 뒤(각 팀 총 9경기), 상위 4팀이 본선 토너먼트에 오른다. 15일 현재 스위스가 6승 1패로 1위, 스웨덴(5승 2패)이 2위, 미국 영국 일본(4승 3패)이 공동 3위다. 한 경기 덜 치른 한국과 캐나다는 3승 3패로 공동 6위다. 중국과 덴마크는 2승 5패로 공동 8위, ROC(1승 6패)는 10위다. 한 경기로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영미(후보)로 구성된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팀 킴’은 중국과 미국에 연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으나, 14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10대 5로 압승을 거두며 4강 불씨를 살렸다.

1-2로 뒤지던 3엔드에서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으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해 4-2로 단숨에 역전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또 3번이나 스틸(선공에서 점수를 내는 것)에 성공해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일본에는 지난해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당한 2패의 복수에 성공한 것은 물론, 평창올림픽 준결승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한국은 당시 엑스트라 엔드 접전 끝에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15일 하루 휴식한 한국은 16일 오전 9시 스위스전 저녁 8시 덴마크전을 연이어 치르고, 17일 오후 2시 스웨덴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한다.

본선으로의 길은 험난다다. 평창올림픽 금메달 스웨덴은 세계랭킹 1위(81.013점)다. 2위 스위스(66.456) 3위 한국(62.025)과 포인트 차도 10점 이상 날 만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다. 이번 올림픽 초반 흔들리는 모습이었으나 최근 3연승으로 최강의 위엄을 찾아가고 있다.

스위스는 2019년 2021년 세계컬링연맹(WCF)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았다. 덴마크는 세계랭킹 10위(31.646점)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지만, 15일 2연전으로 인한 한국의 피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202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스웨덴에 승리(8대 6)하고, 스위스(2대 10)와 덴마크(4대 8)에 패배했다. 하지만 당시 팀 킴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평창 이후 당시 소속팀이던 경북체육회 지도자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무적 상태에 놓였다가 지난해 3월 새로 창단한 강릉시청에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컬링에 전념하지 못한 데다 코로나19까지 덮쳤다.

한국은 남은 3경기 중 최소 2승을 해야 올림픽 2연속 메달을 위한 본선 진출을 노릴 수 있다. 팀 킴은 3연승을 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임명섭 감독은 “스위스가 강하지만 이길 수 있다”며 “남은 3경기를 다 이기면 자력으로 올라가는 만큼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