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엽기굿판에 尹 연루”…국힘 “대통령 연등도 걸려”

입력 2022-02-15 17:46 수정 2022-02-15 18:44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진법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오랜 교분이 있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choijh@kmib.co.kr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논란이 일었던 한 무속 행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다며 해당 행사와 윤 후보의 연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윤 후보 부부는 그 어떤 형태로든 해당 행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당시) 달려 있던 이름 중 ‘대통령’도 보이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 김 의원은 ‘대통령’ 연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현장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진에서 윤 후보 부부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살아있는 소 가죽 벗기는 굿판은 김건희 무속 네트워크가 총망라된 현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해당 행사는) 불교행사처럼 보이지만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하고, 10여 마리나 되는 돼지 사체를 무대 앞에 전시해 놓고 치러진 무속행사에 가까웠다”며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사회적으로 지탄 받은 이 행사를 일광종이 주최했고, 건진법사 전모씨가 총감독을 맡은 사실도 행사 동영상 사회자 발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불교행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잔인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며 “그 일탈의 현장에 윤 후보 부부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의원실 제공

그러면서 “김씨와 윤 후보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잔인한 굿판에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등을 달고 무엇을 기원했느냐”며 “그때부터 반역의 뜻을 품고, 검찰 왕국을 세울 꿈을 꾼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핵관’ 중 한 명으로 지목돼온 윤 후보의 측근 윤한홍 의원 이름이 적힌 등도 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의 캠프 합류를 두고 ‘건진법사가 꽂은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건진법사의 몇 안 되는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윤 의원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현동 전 국세청장 이름이 적힌 등도 있었다면서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윤 후보가 이 전 청장을 ‘봐주기’한 것(덕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지금이라도 윤 후보 부부는 건진법사, 일광종과 무슨 관계인지 있는 그대로 밝히라”며 “더이상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윤 후보 부부는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해당 행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히려 해당 행사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의 불교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9월 7개 종교단체가 여의도 극동빌딩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때 지지자들을 대표해 지지선언문을 낭독한 서모씨가 2018년 당시 사무총장으로 있던 대한불교종정협의회가 주관한 행사”라며 “서씨는 지난해 9월 헌법기관인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20기 자문위원에 위촉돼 활동 중이라 하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4일 선대위 4050위원회 종교본부 발대식에서 서씨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이어 “어렵게 찾은 2018년 당시 행사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각계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등 옆에 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달려 있던 이름 중 ’대통령’도 보이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 심지어 이들 이름은 윗부분에 푸른색 계열 특별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과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무속집단이고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자료를 배포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반복적·악의적으로 윤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는 물론 인륜도 저버린 사람으로밖에 볼 수 없다. 부디 국민을 위해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