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잡지인 ‘활천’이 발간 100주년을 맞았다. ‘활천’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지형은 목사·기성)가 매달 발행하는 잡지로 기성 총회 소식은 물론 목회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와 성도들의 영성을 키우는 글을 담아 왔다. 최준연 사장은 15일 “‘활천’은 영혼 구원을 향한 기성의 열정이자 교단의 자랑이다.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기성 산하 교회와 성도들의 애정으로 지금까지 맡은 소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기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1922년 창간된 ‘활천’은 당시 기성 목회자들이 1년 동안 모금한 돈으로 만들어졌다. 해외 선교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인 문서선교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창간호에는 “신자의 심령의 지혜만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신령한 품격을 배양하고, 신·구약성경 강해를 통해 남녀교역자와 평신도에게까지 유익을 끼치게 한다”라는 창간 목적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활천’은 기성 총회의 정체성인 사중 복음을 알리고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기성과 예수교대한성결교회가 분립하는 시기에 발간이 멈춘 적도 있었지만 위기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왔다.
‘활천’은 교단 소식 전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1945년 해방 직후 열린 남부대회에 참석한 김구 선생의 연설문을 유일하게 게재하며 한국 정치와 사회의 역사를 확인하는 데에도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당시 우익 3영수라 불리는 김구 이승만 김규식 선생의 연설은 오직 ‘활천’에만 실렸는데 이를 통해 해방 후 한국 정치와 기독교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며 “또 ‘활천’에는 신앙인들의 생생한 간증들이 실리면서 다른 교파 성도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올해 ‘활천’ 100년사를 발간하고 관련 심포지엄을 열어서 ‘활천’의 의미를 널리 알릴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에도 기독교적 가치관을 통한 올바른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