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5일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아 “이번 선거는 망가진 대한민국과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단단히의 경상도 방언)’ 해야 하는 선거”라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통적 지지층 표심 구애에 나섰다. 700~800여명 인파가 운집하는 등 지지 열기가 뜨거운 모습이었다.
먼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유세 차량에 올라 윤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대선 경선 이후 첫 공개석상에서의 지원 사격이다.
윤 후보 유세 전에,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소외된 대구·경북(TK)이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언급하며 “신공항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활주로가 3.8㎞는 돼야 한다”며 “약속할 것이냐”고 윤 후보에게 물었고, 윤 후보가 “네, 형님”이라고 답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홍 의원은 그 외에도 신공항 주변 개발, 구미공단의 스마트화 등을 윤 후보에게 약속하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이미 경선 때 다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연단에 선 윤 후보는 과거 ‘국정원 댓글수사’ 때문에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던 시절을 언급하며 “제가 대구와 인연을 맺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어떻게 있었겠느냐”며 “저는 대구의 아들과 다름 없다”고 지역민심에 호소했다.
2020년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던 당시 미흡했던 정부 대응을 환기시키며 정권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윤 후보는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가 시작될 때 민주당 정권이 뭐라고 했느냐”며 “‘대구봉쇄’ ‘대구손절’ 떠들지 않았느냐. 누가 이겨냈느냐. 우리 대구 시민 여러분들께서 이겨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힘드시다”며 “특히 대구 시민이 제일 힘들다. 민주당 정권에서 대구 시민의 삶과 경제는 크게 무너지고 피폐해졌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이어 “대구의 부활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며 “아까 ‘준표 형님’과 약속한 대구 신공항을 조속하게 이전헤서 대구 경제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웃기도 했다.
윤 후보는 “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정실한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지금 여러분 앞에 제가 서있다”며 “대구 시민들께서 제게 힘을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