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관왕 도전 나선 황대헌, “중국 신경 쓰지 않겠다”

입력 2022-02-15 15:57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 황대헌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 도전에 나선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이 “중국에 특별히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전체적으로 보며 경기에 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황대헌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대회 마지막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 외에도 기량이 좋은 팀이 많다. 주변의 기대가 부담되긴 하지만 (2관왕 달성이) 욕심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판진이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 판정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어 “모두가 마지막에 활짝 웃고 싶다. 후련하게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며 “계주는 변수가 많은 종목인데 선수끼리 뜻이 잘 맞아야 한다. 현재 선수들은 선수촌이나 경기장에서 대화를 많이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대헌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다관왕에 도전하는 유일한 한국 쇼트트랙 선수다. 남자 1500m에서 챔피언에 등극했고, 16일 열리는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2관왕에 오른다. 지난 13일 열린 남자 500m 준결승에선 실격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중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캐나다, 이탈리아와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원래는 4개팀이 결승에서 경쟁하지만 지난 11일 열린 준결승전에서 중국이 어드밴스로 결승에 올라 5팀이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당시 중국의 리원룽이 캐나다 파스칼 디옹의 스케이트 날에 부딪혀 넘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5팀이 레이스를 펼치면 경기장 안에 총 20명이 머물게 된다.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빙판 위에 선수들이 많아 뒤에 있으면 엉켜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칠 수 있고 배턴 터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의 최민정과 황대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만일 황대헌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4개 대회 연속 이어졌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다관왕 배출 기록은 종료된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부터 4회 연속 다관왕을 배출했다. 토리노 대회에선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진선유가 3관왕을 꿰찼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선 이정수가, 2014년 소치 대회에선 박승희가 2관왕을 차지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최민정이 2관왕에 올라 ‘쇼트트랙 강국’으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