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과 뉴욕·평택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15일 취임 1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50년 동안 많은 성장을 해 왔지만, 성장의 한계에 이른 만큼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KAIST는 우선 연구 중심의 새로운 의학전문대학원인 과기의전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대학원은 최첨단 융합생명공학(BINT) 연구개발을 통해 인류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의사과학자’를 육성하게 된다.
기존 의학전문대학과 달리 과기의전원은 공학을 배우는 과정이 포함된다. 졸업생들은 임상뿐 아니라 연구, 창업 등 졸업 후 다양한 길을 모색할 수 있다.
KAIST는 과기의전원 인재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졸업 후 10년 동안 개업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바이오 의료 시장은 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며 “큰 시장을 우리가 놓치는 이유는 연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의료 사업은 병원에서 실험·실습이 돼야 함에도 중계연구를 할 수 있는 의사나 과학자가 없다”며 “연구하는 의사를 기르는 역할을 KAIST가 맡겠다”고 부연했다.
이 총장은 KAIST의 세계화를 위해 뉴욕캠퍼스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에 있는 KAIST 재학생들과 뉴욕에서 뽑은 학생들이 교환 교육을 하며 세계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반도체산업 관련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평택캠퍼스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평택캠퍼스는 학생들의 기초교육은 대전에서, 응용이나 고도화 및 실험·실습은 삼성전자가 있는 평택에서 진행하게 된다.
KAIST는 이밖에 지난해 말 법인으로 등록한 ‘KAIST 홀딩스’의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뉴욕캠퍼스 설립을 위해 후원자와 지속적으로 온라인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KAIST는 세계 일류대학이 돼야 한다. 50주년을 맞아 뜻을 세운 만큼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