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던 30대 여성 A씨는 경남 거제시에 한 달간 체류하며 여행을 다녔다. 거제의 아름다움에 반한 A씨는 가족과 함께 이주를 결심하고 현재 정착해 살고 있다.
B씨는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시골 정취에 감명 받고 ‘리틀컨트리클럽’을 만들어 남해에서 한 달 살이를 했다. 다랭이마을 민박에서 지내며 바다수영·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체험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남해의 작은 유럽 마을인 독일마을에서는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못 한 해외여행의 아쉬움을 달랬다.
코로나19 속에 쉼과 즐길거리를 동시에 선물하는 ‘경남형 한 달 살이’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형 한 달 살이’에 참가한 도시민은 829명이다. 1555명이 지원해 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만 39세 이하의 젊은 층이 약 60%(488명)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40·50대 각 15.6%, 60대 이상은 10%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서울(30%)·경기(23.3%)·인천(4.9%) 등 수도권 참가자가 60%에 이른다. 이어 부산(14.4%), 대구(7.6%) 등의 순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외국인도 5명이나 참가했다. 체류기간은 3일 이상 7일 이하가 65.4%(542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 달을 꽉 채운 참가자도 55명이나 됐다.
‘경남형 한 달 살이’는 최대 30일까지 체류하면서 현지인처럼 체험하고 관광하며 개인 누리소통망에 알리는 경남도의 시책이다. 특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층인 MZ 세대를 중심으로 체류형 개별 여행 문화가 확산하는 흐름에 대응하고자 마련됐다.
참가자에는 팀별(1~2명) 하루 최대 5만원의 숙박비와 여행기간 내 1인당 최대 8만원의 체험료가 지원된다.
2020년 처음으로 5개 시·군에서 시범적으로 한 달 살이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5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획일적인 프로그램 운영보다는 참가자가 개별적으로 자유여행을 하도록 유도했다.
참가자들이 경남에서 살아 본 소감은 그대로 경남을 알리는 관광 효과로 이어진다. 지난해 인스타그램·블로그·유튜브 등에 1만1914건의 여행 기록을 올렸다. 1인 평균 14.4건의 경남관광 콘텐츠를 홍보하면서 경남의 관광 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국에서 입소문을 타고 한 달 여행하기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도는 인기를 끌고 있는 ‘경남형 한 달 살이’를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로 바꾸고 올해부터 전 시·군으로 확대해 시행한다. 3월부터 시·군에서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다.
심상철 도관광진흥과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여행지를 더 많이 발굴해 참가자들이 안심하고 경남에서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