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도심의 대표적 흉물인 속칭 ‘황성동 공동묘지’가 시민을 위한 주차장으로 조성된다.
경주시는 황성동 484번지 일원 3965㎡부지에 난립한 분묘 159기를 오는 8월까지 모두 이장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시는 분묘이전 비용 등 9억원을 들여 이곳에 주차면수 100여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오는 12월까지 조성한다.
이곳은 삼국사기 등 문헌에 따르면 신라 26대 진평왕이 사냥을 즐겼을 만큼 원시림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소나무 숲이었지만,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하나둘 조성된 분묘가 현재의 공동묘지를 이룬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황성동은 인구 2만8000여명이 거주하는 지역 최대 인구밀집지역으로, 분묘로 인해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면서 정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지난 2019년부터 무연분묘 연고자 찾기 사업 등 정비에 나서 최근 전체 분묘 159기 중 99기를 이장했다.
남은 분묘 60기 가운데 연고자가 확인된 유연 분묘 14기는 유가족들과 보상 협의 중이다. 무연분묘 46기는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관련 법률에 따라 이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사업으로 도심 속 흉물이 사라지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서면 시민들의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