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을 찾아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 정책이라도, 박정희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며 중도층 공략을 위한 ‘통합정부론’을 다시 한번 띄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부전역 앞에서 진행한 첫 유세에서 “앞으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내 편이면 어떻고 네 편이면 어떠냐. 전라도 출신이면 어떻고 경상도 출신이면 어떠냐.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냐.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냐”며 “국민에 도움이 되는 것이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에게 이념과 사상이 뭐가 중요하냐. 이념과 사상을 관철하고 싶으면 학자나 사회사업가, 사회운동가를 해야 한다”며 “내 신념과 가치가 국민과 어긋나면 과감히 포기하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게 민주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의 정부가 바로 여러분이 원하는 정치 아니냐”고 물었다.
또 “누군가의 과거를 뒤져 벌주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하나의 권한도 낭비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로 나가는 것”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언급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꺼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며 “통합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돼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들고,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삶을 확실히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밤새 만든 유인물 50장을 뿌리고 1년 징역을 사는 시대가 도래하길 원하느냐. 민주공화국을 지켜낼 후보가 누구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 개전 하루 만에 170만명이 사상한다고 한다. 다 부서지고 죽은 다음에 이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선거 때가 되면 남북 관계가 경색되도록 만들어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는 안보 포퓰리즘, 구태정치가 재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언론에 의존하지 마시라. 우리 입과 이웃을 믿으시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담벼락에 대고 고함이라도 치라고 했지만,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있지 않으냐”고 지지 활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