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세 나선 이재명 “홍준표·박정희 정책이라도 쓰겠다”

입력 2022-02-15 10:48 수정 2022-02-15 12: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부산 진구 부전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을 찾아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 정책이라도, 박정희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며 중도층 공략을 위한 ‘통합정부론’을 다시 한번 띄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부전역 앞에서 진행한 첫 유세에서 “앞으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내 편이면 어떻고 네 편이면 어떠냐. 전라도 출신이면 어떻고 경상도 출신이면 어떠냐.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냐.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냐”며 “국민에 도움이 되는 것이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에게 이념과 사상이 뭐가 중요하냐. 이념과 사상을 관철하고 싶으면 학자나 사회사업가, 사회운동가를 해야 한다”며 “내 신념과 가치가 국민과 어긋나면 과감히 포기하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게 민주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의 정부가 바로 여러분이 원하는 정치 아니냐”고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부산 진구 부전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누군가의 과거를 뒤져 벌주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하나의 권한도 낭비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로 나가는 것”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언급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꺼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며 “통합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돼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들고,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삶을 확실히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후보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밤새 만든 유인물 50장을 뿌리고 1년 징역을 사는 시대가 도래하길 원하느냐. 민주공화국을 지켜낼 후보가 누구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 개전 하루 만에 170만명이 사상한다고 한다. 다 부서지고 죽은 다음에 이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선거 때가 되면 남북 관계가 경색되도록 만들어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는 안보 포퓰리즘, 구태정치가 재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언론에 의존하지 마시라. 우리 입과 이웃을 믿으시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담벼락에 대고 고함이라도 치라고 했지만,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있지 않으냐”고 지지 활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