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디데이’… 바이든 전략일까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2-15 09:26 수정 2022-02-17 13:35
우크라이나 키예프 시민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저항하겠다’는 현수막을 펼치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루 전 유럽 국가 정상들과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 시점을 오는 16일로 제시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가능성으로 위축된 장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 상승했던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15일(한국시간) 마감할 때 일제히 보합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9% 포인트 밀린 3만4566.1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8% 포인트 하락한 4401.67을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실상 미동하지 않고 0.23포인트 떨어진 1만3790.92에서 장을 끝냈다.

1. 다시 나타난 ‘슈퍼 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에 놀랐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며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료로 대응해야 한다. 시장에 지장을 주지 않고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서 지난 10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씩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7.2%를 상회했다. 또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로 기록됐다.

1월 CPI 발표 당일만 해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하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불러드 총재는 당시 “7월 1일까지 금리를 100bp가량 인상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3월 50bp 인상을 선호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5개월 안에 금리를 1% 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불러드 총재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재확인했다. 그는 “내 방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연준과 연은의) 동료들에게 내 방식이 좋다고 확신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강경한 태도를 가진 ‘슈퍼 매’로 평가된다. 통화 정책에 대한 그의 발언은 대체로 시장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 다가오는 ‘디데이’

뉴욕증시는 불러드 총재의 강경한 긴축 기조를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1일에 소화하고 이번 주 장을 출발했다. 불러드 총재의 의견이 이날 재확인됐지만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진 않았다. 시장의 시선이 온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지대로 돌아간 탓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 국가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16일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디데이’로 제시했다. 이 소식을 지난 12일 보도한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정보가 구체적이고 걱정스럽다”는 자국 정부 관계자의 우려도 전했다. 미국에서 수집된 정보대로면 러시아의 개전은 이제 이틀도 남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국가 정상들에게 ‘디데이’를 알리고, 그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전해지도록 정보를 흘려보낸 미국의 전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위치한 대사관 건물을 폐쇄하고 서부지역인 르비브로 행정력을 이전토록 지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키예프 대사관 건물 폐쇄를 발표하면서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계속 업무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 리비안 오토모티브 [RIVN]

뉴욕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장에서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만은 유독 강세를 나타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리비안 주식 20억 달러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한 결과다. 리비안은 이날 나스닥에서 6.46%(3.8달러) 급등한 62.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은 장중 한때 10% 가까이 확대됐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