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고팀의 북미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으로 높아진 환희가 광기로 돌변했다. 폭력 사건과 상점 약탈이 속출했다.
미국 일간 LA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NFL의 연고 구단인 LA 램스의 슈퍼볼 우승을 축하하는 시민들이 다운타운 거리로 쏟아진 풍경을 보도했다. 램스는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소파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6회 슈퍼볼에서 신시내티 벵골스에 23대 2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램스는 세인트루이스 연고 시절인 2000년 1월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2년 만에 두 번째로 슈퍼볼을 정복했다. LA로 연고지를 옮긴 뒤에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슈퍼볼은 NFL 챔피언 결정전으로, 프로스포츠 단일 경기에서 세계 최대 이벤트로 꼽힌다. LA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램스의 우승을 축하했다. 하지만 이 행렬 곳곳에서 과격한 행동이 시작됐다.
LA타임스는 “11번가와 호프거리에서 폭죽이 발사됐다. 가로등을 올라타는 사람들도 속출했다”며 “경찰은 이 지역을 봉쇄했다”고 전했다. 일부 무리가 차량을 둘러싸고 파손하는 사진이 SNS에 퍼졌고, 상점을 약탈한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군중을 향한 누군가의 총격으로 1명이 부상을 당했다.
LA경찰은 램스의 우승 축하 행사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시위 진압용 장비를 동원했다. LA타임스는 “해산을 명령한 경찰을 조롱하며 병을 던지는 무리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진압용 장비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