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개시일인 15일 부산을 찾아 “자존심이 있지, 집회조차 할 수 없는 세상으로 돌아갈 순 없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집권 시 적폐청산’ 발언을 ‘보복 정치’로 규정하고 자신의 유능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0시 부산항 앞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세상이 뒤로 되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자존심이 있지, 집회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런 세상으로 되돌아갈 순 없다. 어떻게 만든 민주공화국인데”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좋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도 많다”며 “위기도 기회를 만들면서 기회는 더 활용하고, 위기 속 기회를 찾아내 정말 새 기회를 만드는 능력 있는 리더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출신임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부산은 제가 존경하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두 분 대통령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새 민주 정부를 만든 자부심으로 지금부터 시작해서 3월 10일 새로운 눈으로 그 태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한 부산·경남(PK) 민심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자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당시의 성과를 강조하며 자신을 ‘비주류’로 칭하기도 했다.
그는 “제 인생 자체는 백지 바닥에서 위기만 몰려왔기 때문에 비주류고 ‘아싸(아웃사이더)’”라며 “몰려오는 위기를 이겨낼 뿐 아니라 그걸 기회로 만들어서 밟고 올라서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시’라고 하면 부정부패 도시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8년이 지나면서 분당 사람조차도 ‘내가 분당에 산다’는 얘기를 더 이상 안하고 ‘성남에 산다’ 말할 만큼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은 자리에서는 ‘세월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VTS라는 단어, 용어를 보고 해상 선박 관제 시스템을 보니 첫 번째 떠오른 생각이 세월호였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그리고 그 기록이 남아있는 게 VTS였기 때문에 떠올랐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