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국내 증권시장이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강도가 한층 빨라지고 강력해질 것이란 공포감이 확산된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는 14일 43.23포인트(1.57%) 내린 2704.48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2.81%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확대됐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곡물 등 인플레이션 부담까지 가중되는 점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금리인상 강도에 대한 우려 또한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 CJ대한통운 [000120]
CJ대한통운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과 파업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5.62%(7000원) 떨어진 11만7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CJ대한통운은 전 거래일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 늘어난 99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9% 가량 밑도는 수치다. 대신증권은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로 택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도급비 등 원가 상승, 예상을 하회한 택배 처리량, 글로벌 부문의 영업적자 확대 등을 꼽았다.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파업 사태도 주가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50여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은 파업이 해결되고 분류 인력 추가 고용 문제가 정리된 후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증권도 파업으로 인한 배송 차질로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사태 봉합 이후 이탈 고객 수복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2. 카카오 [035720]
카카오는 지난 11일 주주환원정책과 지난해 실적을 동시에 발표하며 5%대 오름세를 보였지만 단 1거래일 만에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증권사들이 이날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에서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전날보다 3.15%(2900원) 떨어진 8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1204억원을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03억원, 267억원을 순매수했다.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9만원→16만원), 삼성증권(16만원→15만원), KB증권(16만원→15만원), NH투자증권(16만원→14만원), 하나금융투자(16만원→13만5000원), 유안타증권(15만8000원→12만8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3만5000원→12만4000원) 등이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가를 하향한 메리츠증권은 카카오 자회사들의 가치 하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 두산중공업 [034020]
두산중공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 미달 여파에 10%대 급락세를 보였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09%(1750원) 떨어진 1만56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두산중공업은 11일 종료한 유상증자의 청약률이 97.44%를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완판을 기대했지만 8074만7701주만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발생한 실권주 212만5199주는 일반 주주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증자는 8287만2900주를 주당 1만3850원에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한 뒤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행가액은 1주당 1만3850원으로 현재 가격보다 11.21% 낮다. 일반 공모 청약일은 오는 15∼16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3월 4일. 두산중공업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모집하는 금액은 약 1조1478억원 규모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는 통상 악재로 여겨지지만, 대규모 투자 소식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금 확보를 이유로 유상증자를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유상증자로 인한 사업확장 기대보다 주주가치를 희석할 수 있다는 위험을 더 크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