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을 톡톡히 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만 53.5%에 달한다. HMM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진 9년간의 누적 영업손실(3조8401억원)을 상쇄하고도 3조원 이상을 남겼다.
HMM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20년에 6조4133억원의 매출과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9년간 이어왔던 적자행진을 마무리한 데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살아난 데 비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한 미국 항만의 적체 심화로 해상운임이 고공행진한 영향이다.
특히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에만 매출액 4조4430억원, 영업이익 2조6985억원을 벌어들였다. 크리스마스와 블랙프라이데이를 대비한 아시아~미주 노선의 물동량이 증가했고, 올해 춘절(중국의 설)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밀어내기용’ 물량이 겹치면서 해상운임도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말 2129포인트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046포인트까지 올랐다.
HMM은 운영 선대의 약 83%(선복량 기준)에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설치하며 선박유 구매에 드는 비용을 절감했다. 또 정부 지원으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등 초대형 선박 20척을 투입하며 늘어난 물동량에 제때 대응했다. 이로써 HMM은 지난해 삼성전자(51조6339억원), SK하이닉스(12조4103억원), 포스코(9조2000억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남겼다. 이는 현대차(6조6789억원) 실적을 앞지른 것이다.
해운 및 증권업계에서는 HMM이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해상운임이 하락하며 주춤하고 있지만, HMM이 장기계약 비중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높아진 해상운임의 영향은 올해까지도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MM은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인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2024년 상반기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및 오미크론 확산, 미·중 갈등 등에 따른 글로벌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도 “안정적인 추가 화물 확보 노력과 내부 역량 강화, 영업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