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큰 손’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요즘 전통주 알리미 역할에 열심이다. 지난해 직접 빚은 막걸리인 ‘백걸리’를 공개한 것은 물론 OTT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통주를 소개하는 토크쇼도 찍었다. 백 대표는 전통주 산업 지원 정책을 맡고 있는 농촌진흥청에도 전통주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실제 백 대표는 지난해 집에서 직접 빚은 막걸리를 SNS 등을 통해 공개했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 서울 시내에 양조장까지 차렸지만, 아직 정식 판매는 하지 않고 시음주 형태로 알음알음 제공한다고 한다. 맛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호평이 적지 않다.
백 대표의 대중적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백 대표를 내세워 전통주 붐을 일으키면 코로나사태로 타격을 입은 전통주 시장을 조금이라도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지않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통주 매출은 2019년 기준 531억원으로 전체 주류시장 점유율은 0.59%에 그쳤다. 이후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나 농진청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백 대표가 이미 23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경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자칫 영세업체 위주의 전통주 시장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백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 여건이 허락할 때 백걸리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14일 “아무래도 수익 사업과 연관됐다 보니, 국가기관이 특정 개인을 밀어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전통주 산업의 취약점인 홍보 부족과 유통망을 개선하기 위해 백 대표와 같은 외식 대기업의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