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동물 실험 중 원숭이를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뉴럴링크의 뇌 실험에 투입됐던 원숭이 23마리 중 15마리가 사망했는데 이 중 상당수 사망 원인이 당시 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동물권 보호단체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PCRM)’가 뉴럴링크의 동물복지법 위반을 주장하며 미국 연방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CRM은 농무부에 제출한 조사 요구서에서 뉴럴링크가 원숭이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실험 도중 원숭이에게 극도의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영장류 연구 시설을 운영하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과 제휴를 맺고 2017∼2020년 원숭이 실험을 진행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10월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실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PCRM은 정보 공개 청구 소송을 통해 원숭이 실험 기록과 부검 보고서를 확보했다. PCRM에 따르면 실험에 투입된 원숭이 23마리 중 현재 살아남은 개체는 7마리로, 외과 수술에 사용되는 접착제로 인해 원숭이 뇌가 파괴돼 사망에 이른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PCRM은 원숭이 중 손가락과 발가락을 잃은 개체도 있었는데, 이는 자해 또는 트라우마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 뉴럴링크는 최근 임상시험 책임자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인간 대상 임상시험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PCRM은 “인간 임상 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뉴럴링크 주장에 극도로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