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막아라”… 충주시 제로작전 돌입

입력 2022-02-14 11:36 수정 2022-02-14 13:08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충북 충주의 한 과수원에서 매몰 작업을 하고 있다. 충주시 제공

사과 주산지인 충북 충주시가 열매나 줄기 등이 검게 말라 죽지만 치료약이 없는 ‘과수 화상병’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충주시는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병원균의 잠복처가 되는 궤양을 찾아내 제거하는 과수화상병 제로 작전에 돌입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지난 7일부터 겨울철 과수화상병 궤양 제거 활동에 전문요원 12명을 투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과수화상병 발생지 인근 500m 안에 있는 과수원 270㏊에 대한 집중 예찰과 궤양 제거로 발병률을 낮출 계획이다. 또 병원균이 활동을 시작하는 다음 달 중순부터는 위험 과수원의 시료를 정밀 진단해 양성판정 시 해당 과수나무를 매몰 처리할 방침이다.

과수화상병 궤양 제거는 이상 부위로부터 70cm 이상 아래쪽을 절단해 소독하고 자른 가지는 파쇄 후 생석회를 뿌려 병원균을 없애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는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10개 항목의 사전방제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종전의 재배 신고제, 과원 출입제한, 방역수칙 준수, 잔재물 이동금지, 묘목 신고, 약제 방제 의무화 6개 항목에 더해 과수화상병 교육 이수, 의심 신고, 전염원 사전제거, 농작업 기록부 작성 4개 항목이 추가됐다.

사과·배 재배 농가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 사업에서 배제되고, 과수화상병 발생 시 손실보상금 감액, 과태료 부과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위험 과수원에 잠복하고 있는 병원균을 사전에 박멸해 과수화상병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며 “과수화상병은 치료약이 없어 사전 방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으로 인해 사과·배나무의 잎과 줄기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말라 죽는 병이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되면 해당 과수원의 나무를 모두 뽑아 땅에 묻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2015년 처음 발생한 뒤 2021년까지 전국 1700여 농가 950㏊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충주 157곳(62.4㏊) 제천 44곳(15.1㏊) 음성 36곳(14.1㏊), 괴산 5곳(3.2㏊) 등 246곳 과수화상병이 발생했고 매몰처리 면적은 97.1㏊에 이르렀다.

충주에서 2018∼2021년 과수화상병에 걸려 매몰 처리한 과수원은 584곳(298.4ha)로 지난해 기준 충주 사과 재배 면적의 20.6%에 달한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