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몰락 위기 놓인 16세 ‘피겨 신성’…오늘 결론

입력 2022-02-14 11:01 수정 2022-02-14 16:51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 인근 훈련장에서 안무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연소 출전자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의혹과 관련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가 6시간에 가까운 밤샘 회의 끝에 종료됐다.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과 관련한 판단은 14일 오후 3시(한국시간)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CAS는 지난 13일 밤 9시30분부터 이날 오전 3시10분까지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RO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반도핑기구(WADA)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 관계자들과 함께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을 놓고 청문회를 진행했다. 미국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국적의 청문회 패널 3명은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숙의 과정을 거쳐 결론을 발표한다.

CAS 판단에 따라 발리예바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피겨의 하이라이트인 여자 싱글은 오는 15일 시작된다. 발리예바는 지난 7일 피겨 팀이벤트에서 ROC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ROC 피겨 팀이벤트 선수단의 금메달도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 여부에 따라 무효 처리될 수 있다.

발리예바는 어린 나이에도 국제대회에서 선전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다. 쇼트프로그램(90.45점), 프리스케이팅, 총점(272.71점)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보유했다. 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도 발리예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채집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흥분 효과를 일으킨다. WADA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돼 있다.

발리예바의 샘플 검사 결과는 제출 6주를 넘긴 지난 8일에야 RUSADA로 통보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4일)에서 나흘이나 지났고, 발리예바가 피겨 팀이벤트 금메달을 확정하고 하루 뒤의 시점이었다.

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잠정적으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발리예바의 이의제기를 곧바로 수용해 자격 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올림픽 출전을 용인했다. 발리예바는 현재 베이징에서 훈련하며 피겨 여자 싱글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CAS 긴급 청문회는 RUSADA의 판단에 대한 IOC와 WADA의 제소에 의해 이뤄졌다.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 의혹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는 2015년 국가 차원에서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서 퇴출됐다. 러시아 선수는 현재 ROC 소속의 개인 신분으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만 16세에 이르지도 않은 발리예바가 도핑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