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이 무색하다” 젠지, ‘우승 본능’ 발휘 스매쉬 컵 우승

입력 2022-02-13 22:34


‘피오’ ‘에스더’ 등 레전드 선수들이 잇달아 은퇴하며 대대적 리빌딩을 감행한 젠지지만 올해 첫 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우승을 결정 짓는 매치에서 승부사 기질을 십분 발휘하며 끝내 우승에 닿았다.

젠지는 13일 열린 ‘배틀그라운드 스매쉬 컵(BSC)’ 시즌6 2일차 경기에서 10매치 만에 승부를 결정 지으며 우승에 닿았다. 최종 성적은 83점(킬 포인트 45점)이다.

젠지는 60점에 도달한 다음 매치에서 곧장 치킨을 차지하며 ‘우승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면 전날 선두 질주를 했던 고앤고는 이날 가장 먼저 60점에 도달하고도 끝내 치킨을 얻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노닉스’ 나희주는 “저만 남고 팀이 전체적으로 바뀌었는데 저를 잘 믿고 따라준 팀원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앞으로 대회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매쉬 컵은 정식 시즌이 열리기에 앞서 선수단 전력을 점검하는 대회다. 국내 12개 프로팀을 비롯해 ‘LVUP 쇼다운’에서 선발한 4개 팀이 참가한다. 총 상금 3000만원이며, 우승팀에게는 차기 대회인 동아시아 지역 통합 e스포츠 대회 ‘펍지 위클리 시리즈(PWS)’의 1주차 위클리 파이널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틀간 열린 이번 대회는 모든 매치의 순위 포인트와 킬 포인트를 합산해 토털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산출한다. 이후 ‘토털 포인트 60점’ 이상을 획득한 팀이 치킨을 획득할 경우 경기는 즉시 종료되며 치킨을 먹은 팀이 BSC 시즌6의 챔피언이 되는 식이다. 1일차에는 5매치를 진행하고, 2일차에는 챔피언이 결정될 때까지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는 ‘미라마’와 ‘에란겔’에서 번갈아 전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열렸다.

첫 매치는 GNL e스포츠가 차지했다. 자기장 안전지대는 북동쪽으로 치우쳐 임팔라 위쪽 삼거리로 좁혀졌다. 1위를 달리던 고앤고를 비롯해 젠지, 기블리 등 상위권 팀들이 이번 매치에서 일찍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GNL은 부족한 전력에도 영리하게 이이제이 전술을 펴 치킨을 거머쥐었다.

다음 전투에서 최후의 생존자는 담원 기아였다. 에란겔에서 열린 이번 매치의 서클은 강남 우측 돌산 쪽으로 잦아들엇다. 이번에도 선두를 달리던 고앤고가 일찍이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DK는 깔끔하게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 돌산 꼭대기에서 벌어진 고지전을 이기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매치8은 광동 프릭스가 지배했다. 크루즈 델 바예 아래쪽 돌 언덕으로 좁혀졌다. 60점 이상을 획득하며 ‘포인트 졸업’을 한 고앤고와 DK는 중반까지 무난히 전력을 유지했으나 막판 싸움에서 서로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차분히 킬 포인트를 쌓으며 마지막을 맞이한 광동은 큰 위기 없이 치킨을 뜯었다.

다음 매치에서 광동이 전장을 압도했다. 야스나야 폴랴나 남동쪽 도로쪽으로 자기장 안전지대가 좁혀진 가운데 광동은 사격 실력을 뽐내며 일방적으로 킬을 쌓고 전력은 유지했다. 이엠텍 또한 좋은 기세로 따라 붙었지만 광동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마지막 전투에서 웃은 건 젠지다. 자기장은 추마세라 우측 하단 삼거리로 향했다. 광동, 고앤고 등 선두권에 있던 팀들이 일찍이 전장을 이탈한 가운데 3파전 양상에서 유일한 풀전력 팀이었던 젠지는 상대팀간 전투를 유도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