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롤렉스, 샤넬…한국 시내면세점 철수하고 중국으로

입력 2022-02-13 17:17
루이비통이 내년 3월까지 한국 시내면세점 매장에서 모두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의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연합뉴스

루이비통, 롤렉스에 이어 샤넬까지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하고 있다. 매출 부진에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까지 심해진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향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다음달 말에 롯데면세점 부산점, 신라면세점 제주점에 있는 매장의 영업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지방 시내면세점에서는 샤넬 제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샤넬 관계자는 “서울시내와 공항 면세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루이비통도 지난달 1일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장의 운영을 중단했었다. 루이비통은 다음달에 신라면세점 제주점, 롯데면세점 부산점, 월드타워점의 매장을 추가로 문 닫는다. 루이비통은 내년 3월까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본점에 있는 매장도 철수할 계획이다. 롤렉스도 지난해 말부터 시내면세점에서 발을 빼기 시작해 현재 2곳만 남겨뒀다.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시내면세점을 떠나는 건 매출 부진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해 면세점 매출이 17조8333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5%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24조8586억원)의 71.7%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의 매출 비중이 90%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 시내면세점을 정리하고 중국 공항면세점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따이궁을 통하기보다 직접 중국에 매장을 늘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면세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내년까지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포함해 다싱공항, 홍차오공항 등 중국의 공항면세점 5곳에 입점할 계획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더이상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매출을 예전만큼 일으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들어올 생각도 없으니까 이렇게 과감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면세점들이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설득 중이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