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사업의 첫 번째로 ‘정원의 숲’ 공사가 다음 달 시작된다. 그동안 말 많고 탈 많았던 재생사업의 일부가 17년 만에 첫 삽을 뜨는 것이다.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뒤편에서 3월중 정원의 숲 조성 공사를 시작, 27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사업 부지는 청소 차량 차고지와 양궁장 이전 부지 약 8000㎡다. 정원의 숲은 전주의 시간과 시민들의 추억이 쌓인 이곳을 기억의 정원이자 시민과 어린이가 함께하는 어울림의 정원으로 만들어진다.
앞서 시는 지난 10일 시민의숲 홍보관과 사업 현장에서 ‘정원의 숲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서 공개된 정원의 숲 설계안은 전체 공간을 크게 ‘풍경 담은 정원’ ‘초화언덕 숲’ ‘마당 품은 길’ 등 3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풍경 담은 정원’은 시민의 숲 전체를 엮을 강한 축을 형성하는 공간이다. 들판 정원과 거울 연못, 바닥분수, 돌담길 등이 조성된다. ‘초화언덕 숲’은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숲이다. 비의 정원, 언덕이 있는 가든, 가로수길, 보라 정원 등으로 채워진다. ‘마당 품은 길’은 야구장에 조성되는 예술의 숲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다. 여기엔 하얀 정원, 언덕길, 너른마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이날 보고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행정절차와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는 ‘시민의 숲’ 나머지 4개의 숲 조성공사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1963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의미 있는 사업이 본격적인 첫발을 떼게 됐다”면서 “정원을 시작으로 놀이‧예술‧미식‧마이스의 숲이 차례로 조성되면 도심 속 숲 정원이자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서 자부심 높은 상징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2005년 전북도로 부터 양여받은 종합경기장 부지(12만3000㎡)를 공원과 편익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것을 뼈대로 한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곳에 있는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새로 짓고 현 부지에 정원의 숲을 비롯 미식의 숲, 마이스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 등 5개 테마로 하는 ‘시민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체 부지 3분의 1 정도를 롯데쇼핑에 넘겨 컨벤션센터 건립 뒤 기부채납하게 하는 대신 백화점 부지를 최장 99년까지 임대해 주는 계획을 포함시켜 논란이 크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