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 및 우방국 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하고, ‘필요할 경우 어떤 공격도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강경한 문구도 담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미국 핵심 대응 과제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해 검토한 결과를 12페이지로 요약한 것이다. 문건 제목은 ‘인도·태평양의 약속’이다.
문건은 “바이든 대통령 하의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장기적 입지를 강화할 결심이 서 있다. 중국의 점증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강압과 공격성은 전 세계에 걸쳐 있지만,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규칙과 표준을 변경하는 데 성공할지는 향후 10년간 미국과 동맹의 공동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문건은 “미국이 국내에서 힘의 기반에 투자하는 동시에 해외의 동맹, 파트너와 접근법을 일치시키면서 중국과 경쟁하겠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홀로 달성할 수 없고 전례 없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통합 억지력이 접근법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21세기에도 변함없는 지역 동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공격을 억지하겠다”며 대만 안보 지원 입장도 거듭 언급했다.
문건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구축을 위해 올해 초 새로운 파트너십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역내 5개 조약 동맹과 관계 심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 강화도 제시했다. 특히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대해 “최고의 역내 집단으로 강화하고, 인도·태평양에 중요한 문제 해결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은 한·미·일 3국 협력 확대를 10대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문건은 “인도·태평양에서 주요 도전은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북한에 관해 3국 채널을 통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도 과제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진지하고 지속적 대화를 추구하겠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