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틀에 고양이 넣고 불태워 ‘인증’…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22-02-13 06:38 수정 2022-02-13 09:44

길고양이를 잡아 철제 틀에 가둔 뒤 산 채로 불을 붙여 죽이는 영상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 인증한 게시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고양이를 학대해 죽이는 영상을 올린 신원미상의 A씨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사건을 접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인 결과 A씨 행위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과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양이를 산 채로 불태워 학대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게시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 영상 유포를 확인하고 지난 9일 A씨를 마포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다른 단체 ‘케어’는 A씨의 신원에 대해 1000만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갤러리를 폐쇄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수사 촉구글도 올라왔다. 지난 3일 올라와 다음 달 5일이 마감인 이 청원은 13일 현재 14만건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게시자는 ‘유료 아이피 변환 프로그램을 구매해 걱정이 없다’며 신고자들을 조롱하고 있다”며 “더는 이런 범죄 행위를 방치·방임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남서 관계자는 “다른 서로 접수된 사건들을 한곳에서 병합해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며 “피의자 신원과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