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이달 16일 침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철수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에 있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 예상 시점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이외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 지도자들과 유럽이사회, 유럽위원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사이버 공격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6일 러시아의 지상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정상들의 화상회의가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정보보고가 구체적이고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익명의 영국 소식통은 영국은 “2월 16일 침공설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48시간 이내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제라도 침공이 시작될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오는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대사관의 모든 직원에게 러시아의 침공 이전 철수를 명령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침공 임박설은 서방 국가들의 허위정보 공세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설은) 서방 국가 당국과 언론의 음모”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 당국과 언론이 자신들의 침략적 행위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목적으로 지정학적 이익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대규모로 조직적으로 유포해 인위적 긴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