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실상 종전상태”…윤석열 “40개 사단이 대치 중인데”

입력 2022-02-12 06:28 수정 2022-02-12 06:4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실상은 종전상태가 맞는데, 법률상은 정전상태죠.”(이재명 후보)

“40개 사단이 대치하고 있고, 북은 핵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다.”(윤석열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대선 후보 4자토론에서 ‘안보 문제’로 격돌했다.

이날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솔직한 입장을 이야기해달라”며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종전상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단 사실상은 종전상태가 맞는데 그러나 법률상은 정전상태인 것”이라며 “그래서 정전이기 때문에 정전관리를 하고 있는 국제기구까지 남아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예상한 답변이라는 듯 공세를 폈다. 그는 “어느 나라나 전쟁이 끝나면 양쪽의 군대를 철수하고 자유롭게 교통을 하고 경제 문화 교류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남북은 그런 상태도 아니고 휴전선을 중심으로 해서 약 40개 사단이 대치해 있고 수천 문의 방사포, 장사정포, 미사일 기지가 구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런 상황을 사실상의 종전이라고 본다면 참 큰 시각의 차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정전상태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은 유엔사와 배후기지를 유지함으로써 불의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자동개입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전쟁 억제력을 갖는 것”이라며 “이걸 종전이라고 우긴다면 이건 전쟁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님의 이런 발언들을 보면, 평화를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어떻게든지 이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의지가 읽어지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반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중요한 건 싸우지 않아도 될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상대가 현실적으로 있는데 거기다가 선제타격하겠다 이런 소리 해서 군사 긴장 도발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맞섰다.

윤 후보는 다시 “‘사실상 잘 지내면 통일 아니냐’ ‘북한 핵을 인정해 주자’ ‘북핵을 막기 위한 3축 체제가 필요 없고 나중에 핵을 고도화하면 그 때 제재하자’ ‘종전선언을 하자’ ‘전작권을 회수하는 데에 조건이 뭐 필요있냐’ 하는 것들이 하나의 생각”이라며 “결국 친중, 친북, 반미 라는 이념적 지향에 단단히 서 있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윤 후보님 명색이 법률가신데 허위 주장을 너무 많이 한다”며 “핵 인정 하자는 얘기도 안 했고, 3축 체제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고, 전작권 회수 조건 없이 하자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한 질문 시간이 종료되자 이번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질문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앞서 ‘중국 어선 격침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중국과 경제 관계가 파탄난다고 얼마 전 이 후보가 말했는데, (이 후보가) 얼마 전에는 중국 어선이 우리나라에 오면 격침시킨다는 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사드 배치해 레이저를 북쪽으로만 하는 것과 중국 어선을 격침하는 것 중 대중 관계에서 어느 것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다른 나라 어선을 파괴하는 게 더 위험하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