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내 젊은 여성 과장들이 국제기구에서 요직을 맡는 등 활약하고 있다. 전통적인 ‘남초’ 집단인 기재부에서 여성 인재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 커리어도 탄탄히 쌓고 있는 여성 과장들의 존재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최지영 녹색기후기획과장(46회)은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선발됐다. 임기는 통상 2년이다.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선발된 것은 기재부 내에서뿐 아니라 한국인으로서도 최초다.
금융시장위원회는 글로벌 금융시장 모니터링, 금융시장 발전 등 영향 분석과 국가에 권고할만한 통계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 등의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최근 들어서는 ‘녹색 금융’과 ‘디지털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회에 속하면 그냥 운영위원회에만 속해있을 때보다 정보 습득도 빠르고, 한국 입장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한다.
이영주 국제조세제도과장(45회)도 지난해 7월 국제연합(UN)에서 조세전문가위원회 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2025년까지 4년 임기로 위원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세전문가위원회는 세계 각국 25인의 조세전문가로 구성된 ECOSOC 산하 전문가 기구다. 주로 UN 모델조약 제·개정과 각종 조세 관련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 인사가 조세전문가위원회에 진출한 것은 이경근 전 국제조세과장, 안세준 전 국제조세제도과장 이후 세 번째다.
이 과장의 위원회 참여로 향후 UN의 조세 분야 국제규범 논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세 논의 등 국제조세 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국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앞서 정여진 청년정책과장(46회)도 2016년부터 4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다. 당시 정 과장은 서기관 신분으로 IMF 이코노미스트에 직접 지원해 선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