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세번째 메달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3)은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 1500m 황대헌(22)의 금메달에 이은 쇼트트랙 두번째 메달이다.
이유빈(20)과 최민정은 가장 먼저 열린 여자 1000m 준준결승을 각각 조 1·2위로 무난히 통과했다. 네덜란드의 수잔 슐팅은 1조에서 1분26초514로 결승선을 통과해 세계 신기록을 썼다. 심석희가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 1분26초661을 0.147초 단축한 기록이다. 중국의 취춘유와 한위퉁, 장추통은 모두 각 조 2위 안에 들지 못하고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이유빈은 준결승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1조로 달린 그는 초반 맨 뒤 처져 있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3위로 도약, 벨기에의 한네 데스멧과 2위를 다투며 결승선을 지났다. 그러나 영상판독 결과 0.004초 차로 뒤져 탈락했다. 최민정은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와 2조에서 경합 끝에 3위로 들어왔지만 각 조 3위 이하 중 가장 빠른 기록 덕에 결승에 올랐다.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선 결승 무대에서 최민정은 금메달을 아깝게 문턱에서 놓쳤다. 4위로 달리다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역전을 시도한 최민정은 1바퀴를 남기고 폰타나가 산토스와 함께 미끄러진 사이 슐팅과 함께 마지막 경합을 벌였지만 한 발 모자랐다. 경주를 마친 최민정은 벽을 붙잡고 오열하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자 500m 예선에서 이준서(21)는 프랑스의 세바스티앵 르파페를 추월하려다 몸싸움에서 밀려 미끄러졌다. 마지막 순서로 들어온 그에게는 영상판독 결과 늦은 레인변경 추월 반칙으로 실격까지 선언됐다. 실격 방송이 나오자 해당 조에 중국 선수가 없음에도 일부 오성홍기를 든 관중이 환호했다. 한국 대표팀이 중국 관중들에게 최근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실감나는 장면이었다.
황대헌은 예선 6조에서 2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대표팀의 유력한 메달 경쟁 상대로 꼽히는 중국의 런쯔웨이와 우다징, 헝가리의 리우 샤오린 산도르, 리우 샤오앙 형제는 무난히 각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결승까지 이어지는 남자 500m 나머지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열린다.
맏형 곽윤기(32) 김동욱(28)이 황대헌 이준서와 함께 달린 남자 계주 5000m 준결승 2조는 치열한 순위 다툼 끝에 곽윤기가 마지막 바퀴에서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 선두로 결승에 올랐다. 곽윤기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스스로를 가리키고선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앞서 1조에서는 중국이 11바퀴를 남긴 상태에서 다른 국가와 접촉 없이 미끄러진 끝에 꼴찌로 들어왔다. 그러나 다른 국가 반칙이 없었음에도 어드벤티지를 얻어 결승에 올랐다. 향후 논란이 될만한 판정이었다. 남자 5000m 계주 결승은 16일 열린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