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이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뉴욕 경찰은 이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유엔 한국대표부는 10일(현지시간) “주 유엔 대표부 소속 주재 외교관 1명이 지난 9일 밤 맨해튼 시내에서 신원불상의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증오 범죄 여부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행을 당한 외교관은 참사관급으로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외교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파견 나온 주재관으로 알려졌다.
뉴욕 포스트와 현지 언론은 지난 9일 오후 8시 10분쯤 한국의 외교관이 친구와 함께 길을 걸어가던 중 범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얼굴을 구타당해 코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외교관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외교관은 귀가하는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다가 갑자기 공격을 받았으며, 범인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고 폭행을 당하던 중 외교관 신분증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뒤 달아난 범인은 아직 잡지 못한 상태다.
한인타운과 가까운 번화가에서 외교관이 이유 없는 폭행 사건을 당하자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다른 아시아 출신 외교관들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 뉴욕경찰(NYPD)은 외교관이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분류하지 않고 있지만, 용의자가 체포되는 대로 범행 동기를 수사해 인종증오 사건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주유엔 미국대표부, 미 국무부, 뉴욕시 국제 담당 부서에 각각 연락해 협조를 요청하고 유사 범죄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