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m 떨어져 앉아 회담을 진행한 것은 러시아가 요구한 코로나19 검사 거부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 당시 가장 회자가 된 것은 두 정상 간의 ‘물리적 거리’였다. 회담 내내 하얀색 긴 테이블 양쪽 끝에 앉아 대화를 나눴는데 테이블 길이가 4m에 달했다.
두 정상이 유례없이 긴 탁자에 앉아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장면에 여러 해석이 오갔다. 일각에서는 푸틴의 외교적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러나 마크롱 측의 한 소식통은 “마크롱 대통령에겐 러시아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수락하고 푸틴 대통령과 가까이 앉거나 아니면 이를 거절하고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 2개의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악수도 못 하고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러시아 측에 프랑스 대통령의 DNA를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두 개의 선택지 중 결국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인 셈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 측 PCR 검사를 거부했지만 러시아 출발 전 이미 프랑스에서 PCR 검사를 받았고, 러시아 도착 후에도 주치의를 통해 항원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엄격한 보건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이와 관련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