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한복은 한푸 아니다”…美패션지 ‘보그’에 항의

입력 2022-02-11 15:29
2월 2일 보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푸' 관련 사진과 글. 서경덕 교수 제공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중국의 ‘한복공정’이 또다시 논란이 된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한복을 중국의 ‘한푸’로 소개한 미국 유명 패션지 보그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보그가 이번에 큰 오류를 범했다.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지 ‘한푸’가 아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도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으로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는 “한복의 역사에 관한 영어 영상을 첨부하니 잘 살펴본 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치를 취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서 교수는 “이번 중국인 모델은 한복의 역사를 왜곡하는 유튜버”라며 “전 세계 팔로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선 안 되기에 이 피드를 삭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메일에 이른 시일 내 조처를 해달라는 내용의 항의와 함께 한복 관련 영어 영상,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올라 있는 한복 설명 자료를 담았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복 관련 설명. 서경덕 교수 제공

앞서 보그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한복 의상을 입은 중국인 모델 사진을 게재한 뒤 그 의상을 ‘한푸’로 소개하면서 “한푸는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역사적 의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진에 등장한 모델 ‘시인’(Shiyin)은 중국인 유튜버로, 3700만명의 팔로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한푸는 한복이 아니다. 역사를 존중하라”, “한복은 한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혐오가 역사를 바꿀 수 없다” 등의 영상을 올려왔다.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한복 광고. 서경덕 교수 제공

서 교수는 그동안 중국의 ‘한복 공정’에 맞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복 광고를 올리고 ‘한복의 역사’에 관한 영어 영상등을 제작해 소셜미디어(SNS)에 배포해왔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