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최재형 공천에 “염치 사라진 세상 끔찍해”

입력 2022-02-11 14:36
임종석 전 비서실장.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서울 종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전략 공천한 국민의힘을 향해 “공천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이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과 최재형. 두 사람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중요한 근본을 무너뜨렸다”면서 “어느 기관보다 정치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검찰과 감사원의 장이 정해진 임기를 내던지고 정치로 직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사람은 후배들에게 단번에 전국적인 정치인이 되는 법을 선명히 보여줬다”며 “야심 있는 후배들이 잘 보고 배웠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악행은 또 다른 악행을 부른다”면서 “이제 어떤 대통령도 중립적인 인사를 검찰과 감사원에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엄청난 정보와 수사, 감사를 사유화하고 자기 정치를 위해 언제 뒤통수를 노릴지 모르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결국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인선 과정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만 찾을 것”이라며 “그 비용은 오롯이 국민이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다른 말로 염치이며 염치가 사라진 세상은 정말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쌓기는 어렵고 무너지는 건 쉬운 게 민주주의다. 이렇게 그냥 넘어가도 좋은지 묻고 싶다”며 최 전 원장에 대한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