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예상보다 높은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제임스 불러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526.47포인트(1.47%) 하락한 3만5241.5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3.1포인트(1.81%) 밀린 4504.08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10%포인트(304.73) 떨어진 1만4185.64에 마감돼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 날개 펼친 ‘슈퍼 매’ 불러드
미국 노동부는 뉴욕증시 개장을 1시간 앞둔 전날 밤 10시30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다.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했다. 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7.2%를 상회했다. 또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로 기록됐다.
CPI 상승률을 확인한 뉴욕증시는 하락 출발했지만, 장 초반 낙폭은 크지 않았다. 한때 지수를 보합권으로 만회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하지만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시장의 냉각을 불러왔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미국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7월 1일까지 금리를 100bp가량 인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을 처음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0.25%와 0.50%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인상률이다. 시장은 이제 0.50%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불러드 총재는 “3월 50bp 인상을 선호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에선 3월을 포함해 남은 7차례 FOMC 정례회의에서 매번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인상은 미래의 수익을 대출로 당겨오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입장에선 악재로 볼 수밖에 없다.
불러드 총재의 강경한 금리인상 기조는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시장을 크게 흔들었고, 주가의 낙폭을 확대했다. 다만 불러드 총재는 연준 안에서 가장 강경한 태도를 가진 ‘슈퍼 매’로 평가된다. 3월 FOMC 회의에선 불러드 총재의 견해와 일부 ‘비둘기파’ 사이의 관점을 적정 수위에서 조율한 금리 인상률, 혹은 금리 기조가 발표될 수 있다.
2. 우버 테크놀로지스 [UBER]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도 버티지 못한 장세에서 미국 택시·배달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늘어난 실적과 긍정적 전망의 호재를 주가 상승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우버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6.07%(2.44달러) 급락한 37.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우버는 전날 뉴욕증시 본장을 마감한 뒤 전년 동기보다 83% 늘어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같은 날 애프터마켓에서 주가는 10%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금리인상 우려에 하루 전 애프터마켓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3. 코카콜라 [KO]
미국 음료 기업 코카콜라는 개선된 실적 덕에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56%(0.34달러) 오른 61.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을 94억6000만 달러, 순이익을 24만1000달러로 각각 집계했다. 매출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89억6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원자재가 상승에 따라 올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5~6%로 제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