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식스맨 ‘영재’ 고영재가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소감을 밝혔다.
젠지는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리브 샌드박스와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2대 1로 역전승했다. 6승1패(+7)로 2위 자리를 수성하고, 1위 T1(7승0패 +10)과의 격차를 좁혔다.
코로나19 악재를 딛고 값진 승점을 챙긴 젠지다. 젠지는 이날 오전 주전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고동빈 감독과 ‘리헨즈’ 손시우도 자가격리를 하게 돼 큰 전력 누수가 생겼다.
고영재는 한왕호를 대신하기 위해 이날 시즌 처음으로 헤드셋을 썼다. 오랜만에 출전 기회를 얻은 그는 1세트 때 뽀삐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 3세트 땐 신 짜오로 좋은 활약을 펼쳐 팀이 시즌 최대 위기를 넘기는 데 공헌했다. 다음은 경기 후 고영재와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LCK에 출전해 승리를 따냈다.
“너무 긴장한 채로 첫 세트에 임했더니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자신감을 되찾고서 2, 3세트에 임했더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한)왕호 형이 메신저로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이나, 정글러로서의 팁 등을 전수해줬다. 코치님들도 ‘연습했던 대로 졸지 말고 싸우라’고 조언해주셨다.”
-한왕호가 오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실전에 나선 것인가.
“어제저녁부터 스크림에 들어갔다. 왕호 형이 오전 스크림을 치렀고, 나는 오후 스크림 세 게임과 야간 스크림 두 게임, 총 다섯 게임에 참여했다. ‘리헨즈’ (손)시우 형을 대신해 투입된 서포터 ‘로스파’ 박준형과는 나도 오늘 처음 본 사이다. 실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것 치고는 잘한 것 같다. 하하.”
-오늘 자신의 플레이에 스스로 평점을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3점을 주겠다. 거짓말을 못 하는 성격이다. 게임을 하면서 부정적인 이질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은 경기에 임하는 동안 그런 느낌을 정말 자주 받았다. 첫 세트 때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배한 게 가장 아쉬웠다.”
-방금 말한 것처럼 1세트 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원래는 바텀 듀오의 발을 풀어줘 위쪽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게임을 계획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과 다른 구도가 나와 시야 싸움에서 완패했다. 뽀삐와 노틸러스가 아래쪽 시야를 뚫어줬어야 했는데, 그걸 해내지 못하면서 게임이 불리해졌다.”
-2세트 때 협곡의 전령을 넥서스 앞에서 소환했다. 원래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었나.
“바텀에서 상대의 제어와드를 지우고, 바텀에 전령을 소환한 뒤 드래곤을 챙길 계획이었다. 플레이에 미스가 나오면서 계획대로 전령을 활용하지 못했다. 상대 정글러가 바텀 근처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상대는 전승을 달리고 있는 T1이다.
“T1은 모든 라이너가 센 팀이다. 긴장도 되지만, 나만 잘하면 이길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T1과는 작년에 스크림에서 여러 차례 맞붙어봤다. 여러 번 이겨보기도, 져보기도 했다. 작년부터 파훼법을 연구했던 만큼 철저하게 준비해오겠다.”
-작년과 올해, 고 선수는 어떤 면에서 성장했나.
“여전히 많이 긴장한다. 하지만 점점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고 있다.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할지도 보이기 시작했다. 정글러의 역할은 경기 초반부터 협곡의 전령 등장 때까지 가장 막중하다. 작년에 리브 샌박 경기를 많이 챙겨보며 배웠다. 전령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 팀이었다고 생각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