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의 수가 최소 1055명으로 집계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직접 집계한 수치로 최근 7년 중 최다다.
WP는 미국 전역에서 강력사건이 빈발했던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공공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999명, 2020년 102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증가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찰 총격에 의한 사망자 수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 큰 폭으로 증가한 건 아니라고 진단했다. 지난 7년 간 미국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의 수가 958(2016년)~1055(2021년)명으로 통상 1000명 안팎을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범죄학자이자 과학자인 앤드루 휠러는 이를 두고 “경찰 총격 사망자 수가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경찰이 관여한 총격 사망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기간에 경찰력 행사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짐링 캘리포니아대학 범죄학 교수도 “연도별 증가 폭이 3%에 불과해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지난 2020년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현장 대응 방식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미국 각 주에선 경찰의 무력행사와 관련한 법안이 400여 개가 상정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찰이 정신 건강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경찰 무력사용 감시기구도 설치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 총격에 의한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