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누가 당선돼도 암울…다 똑같은 최후 맞이할 것”

입력 2022-02-10 17:04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10일 “양당 후보 중에 누가 당선돼도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다리 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지금 후보들은 다 ‘나는 역대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다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모조리 최악 중의 최악의 선거라고 한다”며 대선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정부보다 더욱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며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선 “다른 한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그렇다. 우리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임기 초반 2년 정도를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대통령 후보가 전문 용어를 아는지, 배우자 아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만 온통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문제의 핵심에는 조금도 다가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3일 4자 TV토론에서 후보들이 차기 정부에서 연금개혁을 추진하자고 합의한 것을 거론하며 “지금 후보들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핵심은 연금개혁이 아니다”며 “출산율 제고를 위한 혁명적 대책 없이는 국가의 정상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은) 용어만 그럴싸하게 연금개혁을 내세우며 개혁자 행세를 한다”며 “국가를 다시 디자인할 생각 자체를 못 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반적 국가 혁신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지만, 지금 후보 중 어느 누구도 이런 문제에 대한 종합적 판단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없다”며 “민주적 리더십, 추진력, 포용력을 가진 사람도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사과를 요구한 것을 대해선 “마치 대선 후보와 현 정부가 맞붙어서 논쟁하는 사안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해당 발언을 두고는 “선거 중에 현 정부를 향해 적폐라고 한 발언을 보고 적절한 이야기인가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며 “정치적으로 숙련된 사람이라면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