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어차피 양당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당선될 텐데 누가 되더라도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책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판기념회에서 “지금 후보들은 다 ‘나는 역대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다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은 하나같이 탐욕 때문에 쓰러졌다. 후보일 때는 하나 같이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나누겠다, 총리와 장관의 헌법적 권한을 보장하겠다, 측근의 전횡과 부패를 잡겠다’고 했지만 하나같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는 가족과 이념집단이, 누군가는 일부 측근이 문고리 행세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선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욱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 상황에 대해선 “우리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임기 5년 특히 초반 2년 정도를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내 정치구조에 대해 ‘탐욕스럽다’고 지적하며 권력을 전리품으로 여기기 때문에 연합정부가 불가능하고,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며,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와의 회동은 일정을 이유로 무산됐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회동 계획에 대해 “오늘 이 자리 행사가 있고, 다음 행사도 이어진다”며 “먼저 약속이 잡힌 행사이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께) 제가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추후 회동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5일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중도층으로 외연확장을 시도하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 이 후보와 만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