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했다가 잘렸다… 스타벅스, 노조 추진 직원 무더기 해고

입력 2022-02-10 16:18
지난달 18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현지 방송사 'WMC액션뉴스5'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장면. 이 방송사 앵커 조이스 피터슨이 뉴스를 예고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스타벅스가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는 직원들을 한꺼번에 해고해 보복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매장에서 언론 인터뷰를 한 점이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CNN비지니스 등은 9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보안지침 등 사규 위반을 이유로 전날 테네시주 멤피스 매장 직원 7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사측은 해당 직원들이 지난달 18일 허락 없이 현지 방송사 취재진을 영업이 끝난 매장으로 들인 뒤 마스크를 벗고 인터뷰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당시 직원들은 노조 결성 계획을 밝히며 고충 등을 털어놨다.

레지 보르헤스 스타벅스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서 규정상 폐점 후에는 직원이라도 승인 없이 매장에 남아 있을 수 없고 외부인을 매장에 들여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CNN에는 “스타벅스 직원은 원하면 언론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영업종료 후 매장에 들어갈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사측이 주장하는 위반 혐의 중 일부는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행으로 이전에는 이 때문에 징계를 받은 사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비번인 직원이 매장 뒤편에 붙여진 근무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영업이 끝난 매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무단으로 매장 문을 연 혐의를 받는 베토 산체스는 자신이 교대감독자로서 평소 문을 열 권한이 있었다고 NYT에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노조조직위원 대부분을 포함해 멤피스 매장 근로자의 3분의 1이 해고됐다”며 “사측이 미국 전역에서 확대 중인 노동운동에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비난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노동자연합(SWU)은 성명에서 “스타벅스는 노조 지도부를 해고하기 위해 기존에는 일관되게 시행되지 않은 정책을 선택적으로 집행했다”며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했다. 트위터에서는 “‘보안 위반’이 아니라 보안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노조 카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꼬집었다.

SWU는 미국 노동법 집행기관인 전국노동관계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