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본격화

입력 2022-02-10 15:47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장면. 부산시

낙동강 하구의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염분이 적은 물 ) 생태계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이진애 인제대 교수)에서 낙동강 하굿둑을 수시 개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했다.

낙동강 하구는 높은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 철새도래지이자 기수생태계로서 생태적·경제적 가치가 크지만, 지난 1987년 하굿둑을 건설한 이후 출현 어종이 단순화되고 식생 변화로 철새가 감소하는 등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2017년부터 ‘낙동강 하굿둑 수문 시범 개방’을 추진하는 등 낙동강 하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시범 개방 결과, 우려했던 바닷물(염분) 피해 없이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함께 기수 생태계를 복원하는 노하우를 확보했고 생태복원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렇게 마련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보면, 우선 바닷물 유입 기간은 4개월에서 매월 대조기로 확대한다. 다만 낙동강 하류 지역 농·공·생활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굿둑 상류 15㎞ 이내로 기수역을 조성한다.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서낙동강 유역에 염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에 도달하면 바닷물 유입을 중단한다.

낙동강 하구 지형 및 수리시설 현황. 부산시

하천·토양·지하수 염분 변화에 대한 관측을 강화하고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해 대저 수문과 운하천 시설개선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에도 염분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계기관은 양수기·급수차 등을 동원해 농업용수를 비상 공급하고, 환경분쟁조정제도 등을 통한 피해구제도 추진한다.

복원 노력이 국내외로 확산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낙동강 하구 포럼(가칭)’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환경부·해수부·수자원공사·농어촌공사 등과 협력을 강화해 하천·하구·연안 간 통합관리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도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진석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그간의 시범 개방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이 마련된 만큼, 건강한 생태와 행복한 삶이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낙동강 하굿둑의 본래 기능인 안정적 용수공급을 유지하는 동시에 염분 피해 없이 기수생태계를 복원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시는 이번 달 중순부터 하굿둑 상류로 바닷물 유입을 시작해 연말까지 연중 자연 상태에 가까운 기수역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