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지자 제보자를 겨냥해 “정치적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했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10일 “발언을 자제하겠다”며 사과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혜경 여사님이 사과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발언을 자제하라고 했다”며 “저도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피해자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도록 하겠다”며 “방송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현 대변인은 지난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김 여사가 직접 지시하고 관여했다는 건 없다”며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제보자 A씨를 겨냥해 “소개로 들어갔는데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시킨다고 다 녹음하고 캡처해 놓았다가 지금 공익제보라고 한 번에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씩 공개하는 건 정치적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당시 현 대변인은 과잉 의전 책임을 김씨의 수행비서로 지목된 전 경기도청 5급 비서관 배모씨에게 돌렸다. 그는 “(녹취록에서) 목소리나 이런 걸 보면 (배씨가 A씨에게) 비인격적으로 대하더라. 굉장히 말도 낮춰서 하고 명령조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직접 지시를 하고, 관여했다는 건 (녹취록에) 없다. 만약에 했다 그러면 (A씨가) 녹음을 했을 거다”라고 언급했다.
또 “배씨의 갑질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A씨가 배씨의 소개로 들어온 분”이라며 “두 분이 친할 거 아니냐. 9개월 동안 일하며 8개월 녹음을 했다더라”고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 대변인이 사과한 건 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 위원장이 선대위 ‘군기 잡기’에 나선 탓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9일 비공개로 진행된 선대위 회의에서 “SNS에 쓸데없는 글을 올리지 마라. 중도층은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공개 발언에서는 “선거는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한 예민한 경쟁”이라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를 바란다”고 내부 분위기를 단속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