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강원도청)이 9일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건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치킨 먹고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 제가 BBQ 치킨을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겸 한국 선수단장은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이다.
황대헌은 이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 하나를 따낸 그는 이로써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꿈을 이뤘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황대헌은 “사실 1000m 때도 정말 깔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실격해서)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 오늘이 깔끔한 경기 중 가장 깔끔한 경기로 전략을 세웠다”며 담담하게 우승 소감을 말했다.
황대헌은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재치있게 답변했다. 이 질문이 나오자 그는 기자들의 녹음기를 한 번 보고는 “치킨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며 “내가 BBQ치킨을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웃음과 함께 ‘너무 속 보이는 말 아니냐’고 야유하자 황대헌은 “진짜 ‘뻥’ 아니다”며 “베이징 오기 전에도 먹고 왔다. 닭다리도 진짜 좋아하고, 회장님한테 농담으로 ‘회장실 의자 하나는 내가 해드린 겁니다’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며 키득키득 웃었다.
황대헌은 아버지가 ‘너 때문에 한국의 닭들이 점점 작아진다’고 농담할 정도로 치킨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는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하루”라면서 “선수촌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쉬겠다. 동료들, 코치님들과 기쁨도 나누겠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이날 ‘첫 경기 후 중국 관중석을 쳐다봤는데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의도라고 해야 재밌는건가”라고 되물은 뒤 “의도한 건 아니니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 그건 쿨하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저에게 손을 못 대는 것. 깔끔한 레이스 중 제일 깔끔한 레이스로 전략을 짰다”고 했다.
또 이날 준결승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과 경기를 한 뒤 페널티를 받은 중국의 런쯔웨이를 향해서도 ‘사이다 발언’을 내놨다. 황대헌은 ‘박장혁과 런쯔웨이 경기 이후 런쯔웨이가 손가락질을 했다’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한 뒤 ‘박장혁이 런쯔웨이에게 본인 경기를 돌아보라고 했다’는 말을 듣자 “그럼 (런쯔웨이가)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