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지말라”…AI윤석열, ‘보라하트’ 탑승에 뿔난 아미들

입력 2022-02-10 00:03 수정 2022-02-10 00:03
유튜브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실제 모습을 구현한 ‘AI 윤석열’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했다가 ‘아미(방탄소년단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윤 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에 방탄소년단의 RM을 언급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AI 윤석열은 “방탄소년단 RM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봤다”며 “구토 테러에 대한 글로벌 아미의 반격이 눈부셨다”고 말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의 RM은 인스타그램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황대헌 선수의 추월 장면을 게재하며 ‘박수’와 ‘엄지’ 이모티콘을 달았다. 별다른 코멘트는 없었지만 준결승에서 조 1위를 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황대헌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의미로 보였다.

RM이 황대헌을 응원한다는 취지로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몰려와 ‘구토’ 이모티콘 등으로 댓글 테러를 가했다. 각종 악성 댓글에는 도를 넘는 모욕적인 발언은 물론 ‘우리는 BTS를 증오한다’고 영어로 적은 댓글도 있었다.

이에 아미들은 BTS를 상징하는 색인 보라색 하트로 댓글을 달기 시작, 이내 댓글 창을 보라색 하트 물결로 뒤덮어버렸다.

AI 윤석열의 발언은 RM과 아미를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보내려던 것으로 보인다. AI 윤석열은 “RM의 생각에 동의하는 전 세계 아미들이 보라 하트로 함께하고 있다”며 “보랏빛 물결에 위키윤(AI 윤석열)도 동참하겠다”고 했다. 또 “아미 여러분, 오늘도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본 아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BTS 팬들은 영상 댓글창을 통해 “아미들이 낙선운동 하기 전에 영상 내려라” “BTS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이걸 콘텐츠로 써먹으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냐” “정치와 엮지 말라” 등 불쾌한 기색을 여과없이 내비쳤다.

결국 윤 후보 측은 이날 오전 해당 영상을 내렸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9일 “(BTS와 팬들에게) 응원을 전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측면이 있어 즉각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