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라더니…생선 먹다 딱 걸리자 말바꾼 뉴욕시장

입력 2022-02-10 00:02 수정 2022-02-10 00:02
뉴욕타임즈가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의 '피쉬게이트'를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캡처

‘비건’(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을 자처했던 미국 뉴욕시장이 레스토랑에서 생선 요리를 먹는 장면이 목격돼 논란에 휘말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생선 요리를 먹은 것에 대해 “나는 불완전한 비건”이라고 변명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덤스 시장은 “식단을 채식 위주로 구성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비건 식단에 집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이 맨해튼에 위치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생선 요리를 주문해 먹었다”고 보도했다. 애덤스 시장은 즉각 오보라고 반박했지만, 이후 증거가 계속 나오자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미국 누리꾼들은 SNS에서 “뉴욕시장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피시게이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생선을 뜻하는 ‘피시(fish)’와 정치인들의 비리를 뜻하는 ‘게이트(gate)’를 합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채식의 단계에는 해산물 채식주의(pescetarianism)도 있다. 애덤스가 생선을 먹는다고 해서 큰일 날 일은 아니다”면서도 “문제는 애덤스가 자주 말을 바꾼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전에도 거짓말에 말바꾸기를 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선거 당시 “뉴욕 브루클린의 반지하 아파트에 산다”고 주장했지만 뉴저지주 포트리의 내연녀 소유 고층 아파트를 들락날락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애덤스 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기간 동안 뉴욕시 자택을 떠나 다른 지역에 거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도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번에도 ‘생선을 먹었느냐’는 질문에 “어떤 이들은 나를 채식주의자로 부르기를 원한다” “난 18세 이상 성인이고 내 건강을 챙기는 방법을 안다” 등 핵심을 벗어난 말로 해명을 시도해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애덤스 시장은 선거 당시 ‘뉴욕 최초의 비건 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자신이 비건임을 스스로 강조해왔던 터라 더욱 문제가 됐다. 그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선 “나는 얼굴이 있거나 어미가 있는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며 절대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