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만학도, 동명대 일본학과 수석 졸업

입력 2022-02-09 18:04
89세에 동명대 졸업하는 이주형씨. 동명대

부산 동명대에 다니는 89세 만학도가 학과 수석 졸업과 함께 학사모를 쓴다.

동명대는 일본학과 이주형씨가 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전국 최고령으로 학사모를 쓴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재학 중 A 학점을 받은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았다. 졸업 최종 학점은 총 평점 4.5 만점에 4.48을 얻었다.

20대가 대부분인 젊은 학과 학생들과도 원활하게 소통하며, 뜨거운 열정과 실력을 보여줬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 대학 진학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씨는 “격동의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거센 세파를 헤쳐나가느라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과 허전함을 채우고 싶었다”며 “배움의 과정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과 산업화에 크게 이바지한 동명목재 창립자 강석진 회장의 정신과 창의성이 녹아있는 동명대를 졸업하게 돼 기쁘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일본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나눔 봉사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도교수인 감영희 학부교양대학 학장은 "넘치는 학업 열의와 훌륭한 인품으로 젊은 학우들과도 잘 소통했다"며 "멋진 도전과 결실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전호환 동명대 총장도 "열정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삶을 모두에게 보여주며 평생학습의 모범이 됐다"고 했다.

전 총장은 오는 14일 이씨에게 만학도 특별상을 수여 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