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단일화, 신뢰하면 10분안에”…안철수 “일방적인 생각”

입력 2022-02-09 17:5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와 면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 후보 단일화가 입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 필요성은 높지만, 신경전만 이어질 뿐 진전된 상황이 없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단일화 방식이다.

윤석열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9일 “지지율 차이가 4배 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말이 되는가”라며 “국민들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원하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

안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에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힘을 실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협의를 통한 단일화는 힘들 것”이라며 “그건 안 후보가 항복하라는 얘기인데, 체면이 있으니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방법밖에 없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형식적으로는 ‘통 큰 담판’과 속도 면에서는 ‘전격적인 단일화’에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신뢰하고 정권 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단일화가) 10분 만에 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그것 자체가 좀 일방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와 관련해 “어떤 제안이나 이런 것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나오는 얘기는 전부 언론상으로 떠도는 얘기밖에 없다. 그러면 그런 주장들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