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중 불똥, 안현수 아내에게로 튀어…누리꾼 분노

입력 2022-02-09 17:54 수정 2022-02-09 18:37
8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연합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아내 우나리씨가 SNS에 상품 홍보 게시글을 올렸다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중국의 편파 판정이 불거지며 안현수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급기야 아내에게까지 불똥이 튄 모습이다.

우씨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어제 오픈 신경도 못 썼는데, 매번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궁금한 점이 있으면 홈페이지 게시판을 이용해달라”고 적었다. 우씨가 판매 중인 화장품 6개에 대한 제품명, 가격 등 정보도 함께 담겨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홈페이지 주소도 공유했다. 우씨는 남자 1000m 준결승이 열린 7일에도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홍보했다.

우나리씨 9일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처

우씨의 게시글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확산되자 이를 본 일부 누리꾼은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들이 결승 진출 혜택을 받은 상황에서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우씨가 운영 중인 화장품 쇼핑몰의 공식 인스타그램 공동구매 계정은 안현수를 비난하는 한국 누리꾼과 그를 옹호하는 중국 누리꾼들이 한데 뒤엉켜 댓글 전쟁을 벌였다. 결국 해당 계정은 댓글쓰기가 차단된 상태다.

8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와 선수들이 훈련 도중 대화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이다.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모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두 선수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지적받아 실격당했는데, 공교롭게도 한국 선수들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들이 결승 진출의 혜택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심판이 중국에 유리한 판정을 했다”는 분노가 쏟아졌다. 중국팀 기술코치로 활약 중인 안현수와 총감독을 맡은 김선태 감독 역시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무엇보다 안현수와 김선태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전술·전략과 대회 노하우를 경쟁국인 중국에 전수했다는 측면에서 국민감정이 악화된 것이다. 특히 비디오 판독으로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이들이 중국 선수들과 포옹하며 환호하는 모습은 분노를 더욱 키웠다.

이에 안현수는 SNS를 통해 “제가 처한 모든 상황이나 과거의 제 선택이나 잘못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비난이나 질책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아무 잘못 없는 가족이 상처받고 고통받는다는 게 지금 제게는 가장 힘든 일”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관여할 수 없는 영역 밖의 일이나 사실이 아닌 기사들로 인해 나를 만나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은 삼가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