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또 ‘집안싸움’… 주주는 방긋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2-09 17:26 수정 2022-02-09 18:38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코스닥시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덕에 276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8일 22.38포인트(0.81%) 오른 2768.85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긴축 속도·강도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요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이란-서방국 간 핵 협상 재개에 따른 유가 하락-인플레이션 우려 후퇴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전날 미국 증시가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반도체,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 금호석유 [011780]

금호석유는 ‘조카의 난’으로 불렸던 경영권 분쟁이 2차전 조짐을 보이며 급등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9.33%(1만4000원) 오른 16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석유는 이날 금호가(家) 3세 박철완 전 상무가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주로 배당을 비롯해 이사·감사 선임 등이 주주제안의 주요 골자다. 박 전 상무도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금호석유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2009년 숙부인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 당시 박삼구 회장 편에 선 이후 박찬구 회장과 내내 대립각을 세워오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주주제안을 했으나 안건이 모두 통과되지 못하며 ‘완패’하고 회사에서 해임됐다. 박철완 가계는 금호석유 지분을 10% 이상을 보유 중이다. 증권가에선 이번에도 박상무가 사모펀드(PEF) 등과 연합해 회사 경영권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호재로 인식된다. 최대 주주를 바꾸거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과정에서 으레 지분 확보 경쟁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외부세력과 경영권 다툼으로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기업 등이 수급요인에 의해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금호석유에 쏠린 매수세 역시 이러한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2. CJ ENM [35760]

CJ ENM이 물적분할 계획을 재검토한다고 공시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1만2000원(9.52%) 오른 3만8000원에 마감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진 데다 최근 LG화학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물적분할을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오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19일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관련 공시가 나온 다음 거래일인 지난 22일부터 주가는 8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이 기간 주가 낙폭은 25.55%에 이른다.

국내 시장에서 지주사 할인은 하나의 공식으로도 통한다. 자회사와 모회사의 이익 가치가 ‘더블 카운팅’ 돼 보유한 지분의 순자산가치(NAV)가 50~60% 수준까지 할인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3. 삼성엔지니어링 [028050]

삼성엔지니어링이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에서 1조37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6.13%(1400원) 오른 2만42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중국 국영 건설사 CC7과 설계·조달 업무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원발주처인 러시아 BCC가 CC7과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EP)을 도급받아 수행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110㎞ 지점에 있는 우스트-루가(Ust-Luga) 지역 발틱 콤플렉스에 에탄크래커 2개 유닛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연간 280만여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완료 예정 시기는 2024년이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